플로리다 AI 법안, 미성년자 챗봇 접촉 제한 추진

4월 28일 아침, 플로리다주 상원은 평소 보기 어려운 절차를 택했다. 이른바 "AI Bill of Rights"를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바로 전체 표결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특별회기는 원래 연방 하원 선거구 재획정을 위해 열린 자리였다. 그런데 Ron DeSantis 주지사가 막판에 AI 의제를 끼워 넣었다. 한 주 의회가 AI 법안을 위해 별도 시간을 만들어 움직인 사례는 미국 50개 주에서도 아직 드물다. 법안 발의자는 Tom Leek 주 상원의원이지만, 실제 정치적 동력은 DeSantis에게서 나온다.

하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래도 상원 표결만으로도 AI 컴패니언 제품을 주 차원에서 규제하겠다는 논의는 미국 내 최전선으로 올라섰다.

법안이 겨냥하는 것

핵심은 세 가지이며 모두 구체적이다.

첫째, AI 컴패니언은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와 대화할 수 없다. Character.AI나 Replika처럼 감정적 관계를 흉내 내는 제품을 겨냥한 조항이다.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서비스가 닿을 가능성이 있다면 플랫폼은 부모 동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용자가 "성인입니다"에 체크하는 약한 확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둘째, 대화형 AI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 조항은 첫 번째보다 적용 범위가 넓어 대화형 AI 전반을 포괄한다. AI가 실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며 이용자를 유도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셋째, 벌금 체계를 둔다. 일반 위반에는 45일의 시정 기간이 주어진다. 시정할 수 없거나 중대한 위반에는 위반 건당 최대 5만 달러가 부과될 수 있고, 부적절하게 접속을 허용받은 미성년자 한 명당 1만 달러가 추가된다.

학교에도 별도 규칙이 붙는다. 초등학생은 감독 없이 AI를 사용할 수 없으며, 번역 보조와 장애 보조는 예외다. 학부모는 사용을 거부할 권리를 갖는다. 집행 기관은 주 법무장관실이다.

DeSantis가 특별회기를 택한 이유

이 사안은 법안 내용만큼이나 정치적 배경이 중요하다.

정기 회기에서 상원은 이미 한 차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하원의장 Danny Perez는 심사를 거부했다. AI는 주별 규제가 아니라 연방 차원의 통일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는 이유였다.

"There isn't a mandate somewhere in that executive order or proposed legislation for states to take initiative."

-- Danny Perez, 플로리다 하원의장

이 입장은 Trump 행정부의 연방 우선 접근과도 맞닿아 있다. 올해 초 백악관의 AI 청사진 역시 주 규제보다 연방 우선권을 강조했다. Perez는 단순히 DeSantis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통일된 연방 규칙 쪽에 서 있는 셈이다.

DeSantis의 방식은 플로리다 정치답다. 선거구 재획정을 위해 열린 특별회기에 AI와 백신 등 여러 의제를 얹었다. 정상적인 입법 경로를 우회한 셈이고, 상원은 위원회를 건너뛰어 당일 표결로 맞췄다.

다만 하원이 물러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Florida Phoenix는 하원 통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하원이 다시 심사를 거부하면 DeSantis의 특별회기 전략은 법률로 이어지지 못한다.

업계의 반발

Computer & Communications Industry Association은 4월 27일 반대 성명을 냈다. 반대 논리는 세 가지에 모였다. AI 정의가 지나치게 넓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고객지원 시스템, 게임 NPC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점, 50개 주가 서로 다른 규칙을 만들면 개발자가 모두 따라야 한다는 점, 그리고 스타트업과 중소 개발자에게 컴플라이언스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A patchwork of state-level requirements creates uncertainty for developers."

-- Tom Mann, CCIA 대표

그러나 이 주장은 플로리다 상원에서 큰 힘을 얻지 못했다. 지난 1년 동안 미성년자와 AI 컴패니언을 둘러싼 사건이 여러 차례 불거졌다. Character.AI 관련 소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Gemini 관련 청소년 사건도 올해 초 법정에 들어갔다. 부모 단체의 정치적 압력이 업계 로비보다 강해진 것이다.

DeSantis에게도 미성년자 보호는 계산이 서는 의제다. 좌우 어느 쪽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어렵고, 주내 지지도도 높다. 동시에 Trump 행정부의 연방 우선 노선과 차별화할 수 있다.

50개 주의 조각난 규제

시야를 넓히면 플로리다의 움직임은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최근 3주 동안 캘리포니아에서는 AI 이용자 자해 방지 법안 AB 1988과 아동 보호를 다루는 AI 컴패니언 법안 AB 2023이 잇따라 위원회를 통과했다. 코네티컷에서는 64쪽짜리 SB 5가 상원에서 32대 4로 통과됐고, AI 컴패니언, 채용 AI, 프런티어 모델 감독, AI 샌드박스를 다룬다. 콜로라도에서는 감시형 가격 책정을 금지하는 HB 1210이 상원 상무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플로리다는 AI Bill of Rights를 특별회기 표결에 올렸다.

언급되지 않은 주까지 포함하면 2026년 2분기에 최소 11개 주가 동시에 AI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들은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AI 정의와 플로리다의 정의, 코네티컷의 정의가 다르다. 파편화는 이미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CCIA가 우려한 patchwork는 실제로 자라고 있다. 반대로 보면, 연방 입법은 2년째 나오지 않았고 2026년 백악관 AI 청사진에는 집행 가능한 법 조문이 부족하다. 주 의원들은 유권자의 구체적인 요구에 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주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AI 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연방 통일 입법을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로 시간을 벌어 왔지만, 이제 그 말은 힘을 잃고 있다.

다음 관전점은 두 가지다. 플로리다 하원이 물러설지, 그리고 다른 주들이 "AI 컴패니언은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와 대화할 수 없다"는 구체적 규칙을 따라 할지다. 따라붙는 주가 늘면 이 조항은 미국에서 소비자용 AI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될 수 있다. Character.AI류 서비스만이 아니라 ChatGPT와 Claude 같은 범용 비서도 청소년용 버전을 설계할 때 바꿔야 할 부분이 생긴다.

출처: Florida's "AI Bill of Rights": What happened, what's in it, CocoLoop, and what's next(Florida Phoenix); CCIA Raises Concerns as Florida Senate Takes Up AI Bill of Rights During Special Session(CCIA); Proposed State AI Law Update: April 27, 2026(Troutman Privacy); Amended AI bill passed by CT Senate after extensive questioning(CT Mir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