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9월 5일 케냐 나이로비를 다룬 기사를 실었고, 이틀 뒤 더 디코더(The Decoder)가 이를 다시 전했다. 기사가 다루는 것은 현지에서 10년 넘게 이어져 온 사업이다. 미국과 영국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을 대신해 과제 논문을 써주는 일로, 업계가 한창이던 시절 종사자는 최소 4만 명에 달했다.
기사에 등장하는 작가는 테레시오스 분디(Teresios Bundi)다. 그는 12년 동안 2500편 넘는 논문을 썼고, 편당 40~70달러를 받았으며, 의학, 컴퓨터공학, 공학 분야의 의뢰를 맡았다. 이 사업은 현지에서 결코 변두리 업종이 아니었다. 케냐 고용의 80%가 비공식 부문에 속해 있고, 정부는 2016년부터 온라인 긱워크를 장려해왔다. 대필업은 영어 실력과 시차라는 두 조건이 딱 들어맞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문은 2022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ChatGPT가 등장한 뒤, 유학생들은 더 이상 과제를 멀리 동아프리카에 있는 낯선 사람에게 맡길 필요가 없어졌다. 주문량 감소와 단가 하락이 동시에 일어났다. 일부 작가는 업종을 바꿔, AI가 생성한 글을 학교 탐지 도구를 피할 수 있게 다시 쓰는 일로 옮겨갔다. 업계에서는 이를 '휴머나이저(humanizer)'라고 부른다. 이 새로운 일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훨씬 낮은 만큼 단가도 훨씬 낮다.
줄어드는 것은 대필업만이 아니다
기사는 대필업과 함께 다른 몇 가지 직종도 함께 다룬다. 필사, 데이터 라벨링, 콘텐츠 검수다. 이 세 가지는 최근 몇 년간 케냐 온라인 긱워크의 주력이었는데, 주문이 마찬가지로 줄고 있다. 이들 일감이 애초에 동아프리카로 흘러든 이유는 대필업과 같았다. 영어를 쓰는 값싼 인력과 활용 가능한 시차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줄어드는 이유도 같은 곳을 가리킨다. 옥스퍼드대학의 마크 그레이엄(Mark Graham)은 기사에서 비슷한 충격이 다른 곳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is coming for bankers, for accountants, it's coming for engineers, and A.I. will come for architects. It's coming for everybody."
AI는 은행원을 노리고, 회계사를 노리고, 엔지니어를 노리고, 건축가도 노릴 것이다. 모두를 향해 오고 있다.
이 말은 방금 생계를 잃은 사람의 입에서 나왔기에, 회의장 연단에서 나온 말과는 무게가 다르다. 그의 업계는 정책 때문에 문을 닫은 것도, 더 싼 경쟁자에게 밀린 것도 아니다. 수요 쪽이 그냥 사라진 것이다. 유학생 손에 무료로 즉시 쓸 수 있는 대체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경계가 뚜렷하게 보이는 사례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통계 수치로 제시된다. 어떤 직군의 채용이 몇 퍼센트 줄었다거나, 어떤 기술의 임금 프리미엄이 얼마나 줄었다는 식이다. 나이로비 사례가 특별한 이유는 경계가 뚜렷하다는 데 있다. 하나의 사업, 하나의 도시, 인원수를 셀 수 있는 하나의 업종이며, 시작점과 끝점을 모두 짚어낼 수 있다. 4만 명이라는 숫자는 업계 추정치로, 이를 확인해줄 공식 등록 자료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에누리하더라도 규모 자체는 여전히 성립한다.
기사가 답하지 않은 것은 이 사람들이 이후 어디로 갔는가이다. '휴머나이저' 쪽 일감은 탐지 도구가 생성 모델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어 그 자체로 불안정하다. 케냐 정부가 2016년에 내놓은 온라인 긱워크 정책도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양 끝뿐이다. 한때 4만 명 규모였던 업계와, 지금 남아 있는 드문드문한 주문들이다.
참고 출처: 뉴욕타임스, CocoLoop, 더 디코더(The Decoder); 종사자 4만 명 규모, 편당 40~70달러 단가, 2500편이라는 집필량, 케냐 비공식 고용 80% 비율은 보도 내용을 기준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