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진 일주일 동안 여러 연구소가 잇따라 신모델을 내놓았다. Anthropic은 Claude Fable 5.1과 Mythos 5.1을 업데이트했고, Meta는 Muse Spark 1.3을 발표했으며, 구글은 Gemini 3.8 Flash를 출시했고, OpenAI는 GPT-6 Astra를 내놓았고, 엔비디아는 Nemotron 3.5 Lightning을 공개했다. CNBC는 9월 6일 보도에서 이번 주 기업들의 반응에 '모델 피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피로의 원인은 성능 자체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기업 임원과 IT 책임자들이 계속 비교해야 하는 대상은 이미 벤치마크 점수를 넘어섰다. 가격, 속도, 신뢰성, 그리고 자사 업무에 적용했을 때 실제로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지까지 따져야 한다. 새로운 모델이 한 무더기 나올 때마다 이 비교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인터뷰에 응한 한 기업 책임자는 신모델 10개 중 실제로 평가할 시간이 있었던 것은 5개뿐이었다고 말했다.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중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AI 지출을 2조 5900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2025년보다 47%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인프라에 투입되고, 나머지 서비스·소프트웨어·사이버보안·모델 및 관련 도구를 합치면 1조 달러가 넘는다.
이 1조 달러를 뜯어보면 모델 호출 비용은 그중 한 항목에 불과하다. 모델 선정 과정에서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은 견적서에 나타나지 않는 평가 환경 구축, 내부 벤치마크, 마이그레이션 대응, 회귀 테스트 같은 것들이다. 중견 기업이 분기마다 주력 모델을 재평가한다면 1년에 네 차례를 거치는 셈이고, 매번 프롬프트 재작성, 평가셋 재실행, 앞뒤 시스템과의 연동 작업이 뒤따르는데, 이 인력 투입분을 따지면 호출 비용 청구서보다 무거운 경우가 많다. 이는 공개된 가격과 일반적인 엔지니어링 절차를 근거로 한 대략적인 추산이며, 자사의 모델 선정 비용을 공개한 기업은 없다.
공급 측이 멈추지 않는 이유
모델 제공사 입장에서 보면 잇따른 발표는 지갑 점유율(share of wallet)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다. 노터데임대 멘도자 경영대학원의 아메드 아바시(Ahmed Abbasi)가 쓰는 표현이다. 각 연구소는 서로의 속도를 따라잡아야 할 뿐 아니라, 자신들이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개발자들에게 계속 증명해야 한다. Anthropic과 OpenAI 모두 공개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며, 비상장 시장에서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나란히 1조 달러에 근접해 있다. 발표 빈도와 자금 조달을 둘러싼 서사가 같은 선상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선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구매 기업의 관심이다. 모델 교체 주기가 빨라질수록 기업은 선택을 미루거나, 아예 한 곳에 묶여 계속 쓰는 쪽을 택하기 쉬운데, 두 가지 반응 모두 신모델 발표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CNBC 보도에는 정량 조사가 딸려 있지 않으며, 이 진단은 인터뷰 대상자들의 체감에 근거한 것이다.
나중에 대조해 볼 수 있는 수치는 아직 앞에 놓여 있다. 2조 5900억 달러는 조사기관이 내놓은 연간 전망치이고, 실제 집계는 내년에나 나온다. 기업들이 모델 교체 속도를 높일지, 아니면 계속 미룰지도 각 클라우드 업체의 분기 실적에서 AI 서비스 매출 구성이 드러나야 알 수 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발표 속도뿐이다.
참고 출처: CNBC, CocoLoop, 가트너 전망 데이터, Digital Today; 2조 5900억 달러 지출 전망과 47% 증가율, 인프라 비중 및 1조 달러 서비스·소프트웨어 수치, 그 주에 발표된 5개 모델 목록은 각각 개별적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