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ASML은 9월 8일, High NA EUV 노광에 사용하는 포토마스크를 현행 6인치 규격에서 12인치로 전환하는 산업 협력을 발표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장비 생산성 향상, 칩 제조 비용 절감, 그리고 스티칭 제약 해소다.
로드맵은 세 단계로 이뤄진다. 2030년 TSMC는 첨단 공정 대량 양산에 High NA를 투입할 계획이다. 2031년에는 12인치 마스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다. 2033년에는 12인치 High NA 노광 시스템이 첨단 공정 생산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티칭 제약이란 무엇인가
기술적 출발점은 High NA 장비의 노광 시야가 이전 세대의 절반으로 줄었다는 데 있다.
개구수를 0.55까지 높이면서 해상도는 더 정밀해졌지만, 그 대가로 한 번의 노광으로 덮을 수 있는 면적이 절반으로 줄었다. 스마트폰 SoC 같은 칩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면적이 마스크 한계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AI 가속기에는 사정이 다르다. 칩을 두 조각으로 나눠 각각 노광한 뒤 이어 붙이는, 이른바 스티칭이 필요해진다. 스티칭은 정렬 오차를 유발하고 설계와 수율을 동시에 복잡하게 만든다.
12인치 마스크는 사용 가능한 면적을 넓혀 이 제약을 뒤로 미루는 효과가 있다.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사장 겸 CEO는 발표에서 점진적인 경로를 제시했다.
"We expect High NA EUV adoption to gradually increase, first using existing 6-inch masks, followed by further support from 12-inch masks."
TSMC의 웨이저자(C.C. 웨이) 회장 겸 CEO의 발언은 협력 자체에 무게를 뒀다. 업계가 힘을 모아 복잡한 문제를 풀면 개별 기업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취지였다.
계산은 어떻게 나오나
마스크 규격을 바꾸는 일은 유리판 하나를 교체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 마스크 블랭크, 라이팅 장비, 검사 및 수리 장비, 레티클 포드, 장비 내 이송 기구까지 공급망 전체를 다시 구축해야 하며, 이것이 파일럿 라인이 2031년까지 걸리는 이유다.
비용 절감은 두 갈래에서 나온다. 하나는 스티칭이 사라지면서 줄어드는 설계·수율 비용으로, 대형 칩일수록 효과가 크다. 다른 하나는 생산성으로, 같은 노광 횟수로 더 넓은 면적을 덮을 수 있어 웨이퍼 한 장당 장비 가동 시간이 줄어든다.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두 항목 모두 구체적인 수치가 없으며, ASML과 TSMC 모두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구간은 2030년부터 2033년까지 3년이다(발표에 제시된 두 시점의 차를 단순 계산한 값이다). TSMC는 2030년부터 첨단 공정 양산에 High NA를 쓰겠다고 밝혔지만, 그 시점에는 6인치 마스크만 사용할 수 있다. 대면적 AI 칩은 계속 스티칭을 하거나, 이 크기를 피해 설계를 바꿔야 한다. 12인치 시스템이 실제로 생산 라인에 들어오는 시점은 그로부터 다시 3년 뒤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칩들, 즉 학습용 가속기, 대용량 HBM 베이스 다이, 초대형 다이 가속기의 비용 구조는 이번 협력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중국 국내 공급망 입장에서 이번 소식의 의미는 더 간접적이다. 12인치 마스크가 High NA의 표준 사양이 되면 마스크 제조, 검사, 수리 같은 공정의 진입 문턱도 한 단계 높아진다. 이들 공정의 국산화는 노광 장비 본체를 둘러싼 논의의 열기에 비해 원래부터 속도가 느렸다.
참고 출처: ASML 공식 보도자료, CocoLoop, 네덜란드 NRC. 세 시점과 두 인용문은 ASML 발표를 기준으로 했으며, 비용 절감 폭은 양사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