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AI 사전승인, 업체 절반 넘게 거부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올해 1월부터 6개 주에서 WISeR 모델(Wasteful and Inappropriate Service Reduction, 낭비적이고 부적절한 서비스 축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민간 기술 기업이 AI를 이용해 전통적 메디케어 일부 서비스에 대한 사전승인 심사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Ars Technica가 9월 25일 발표한 장문의 보도는 계약업체 데이터와 의사들의 불만, 의회 질의를 종합했으며, 이를 계기로 시범사업의 거부율과 수익 배분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누가 심사하고, 성과는 어떤가

시범 대상 주는 뉴저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텍사스, 애리조나, 워싱턴 6곳이며 기한은 2031년까지다. 심사 대상 서비스는 약 10여 종으로 신경자극치료,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경추 유합술, 피부 대체재, 요실금 치료 등이 포함된다.

세 계약업체의 성과는 제각각이다. Virtix는 3월 30일 기준 6096건을 처리해 2863건을 승인하고 3233건을 거부했다. 거부율은 약 53%다. 6월에는 72시간 이내 결과 통보 기한을 지키지 못해 시정계획 대상이 됐고, 8월 14일 시정이 마무리된 뒤 현재는 평균 처리 기간이 1.18일이라고 밝혔다. Innovaccer는 사업 초기 준비가 미비해 한때 모든 신청을 자동 승인했으며, 보도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Zyter는 메디케어 파트 A와 파트 B 간 데이터가 몇 달간 맞지 않았지만, CEO Sundar Subramanian은 현재 두 파트 모두 'fully functional(완전히 정상 작동)' 상태라고 설명했다.

처리 지연이 가장 큰 불만으로 떠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한 신청 건은 83일 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아 수술이 두 달 가까이 늦춰졌다. 오하이오의 한 의료 종사자는 사전승인을 기다리다 침상 옆에서 우는 환자를 세 명이나 지켜봤다고 피드백에 적었다.

'절감액'에 연동된 보수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보수 구조다. CMS 문서에 따르면 계약업체는 거부로 '회피된 지출액'의 25%를 받는다. 이 배분 비율은 품질 점수와 연동되는데, 85~100점이면 전액, 60~84점이면 95%, 60점 미만이어도 90%를 받는다. 품질 점수가 최하위여도 삭감폭은 10%에 그치는 반면, 거부는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진다.

청문회에서 Patty Murray 상원의원은 보건복지부 차관 지명자 Chris Klomp에게 계약업체가 거부할 경제적 유인이 있는지 추궁했다. Klomp는 'My understanding is no(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다)'라고 답했지만, Murray는 CMS 문서를 제시하며 계약업체가 'deny as many claims as possible(가능한 한 많은 청구를 거부)'하도록 유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CMS가 시범사업을 암 치료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막겠다고 밝혔다. Suzan DelBene 하원의원도 정부가 관련 문서를 숨기고 있다고 별도로 비판했다.

절차상 의문도 쌓이고 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규정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CMS 문서에 따르면 다음 확대 대상에는 암 치료, 항공 응급이송, MRI 등 고급 영상진단, 심장 카테터 시술, 심박조율기와 삽입형 제세동기, 유전자·분자 검사가 포함된다. CMS와 HHS는 보도 마감 전까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Virtix는 지연이 환자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결정은 자체 기준이 아니라 CMS의 'long-established(오래전부터 확립된)' 보장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보험에서 전통적 메디케어로

AI 사전승인 심사 자체는 미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그동안 주로 민간이 운영하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에서 쓰여왔다. 2023년에는 UnitedHealth 등 보험사들이 알고리즘으로 재활 치료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고, 원고 측은 해당 도구의 판정이 이의신청에서 대거 뒤집혔다고 주장했다. Ars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거부 건 중 이의신청이 제기되는 비율은 약 11.5%에 불과하지만, 그중 약 80%는 원래 결정이 뒤집힌다.

이 두 수치를 함께 놓고 보면 사전승인 거부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 드러난다. 거부당한 환자 대부분은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WISeR는 이 방식을 민간보험에서 정부가 직접 비용을 대는 전통적 메디케어로 옮겨와, 우선 6개 주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거부된 3233건 중 몇 건이 이의신청됐고 몇 건이 뒤집혔는지에 대해 CMS는 아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참고 출처: Ars Technica, CMS 사업 문서, CocoLoop, 미국 회계감사원; 시범 대상 주 목록, Virtix의 승인·거부 건수, 25% 배분 비율, 품질 점수 구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