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립정부 내부에서 인공지능(AI)이 만들어 내는 수익에 세금을 매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제1공영방송 뉴스 사이트 tagesschau는 10월 29일, CDU 부대표인 카린 프리엔 연방 가족부 장관이 주간지 슈테른에 가치 창출이 주로 AI로 이뤄진다면 거기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nders geht es nicht"
(달리 방법이 없다.)
이 논의는 아직 발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법안도, 세율도 없고 과세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한 달 사이 여러 차례 바뀐 입장
논의를 먼저 꺼낸 사람은 카르스텐 빌트베르거 디지털부 장관이다. 그는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술의 매출이 매우 크므로 과세해야 하고, 그 재원을 산업 전환 지원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우려는 일자리에 있다. 일자리가 대규모로 사라지고 노동 세계가 송두리째 뒤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담이 주로 빅테크 기업에 돌아가느냐는 질문에는 논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RTL과 ntv에서 발언을 거두어들여 정부가 곧바로 과세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하고, 먼저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중순에는 독일 언론이 이 장관이 즉각적인 과세를 거부했다고 전하는 상황이 됐다.
카타리나 라이헤 경제부 장관도 디 벨트 행사에서 AI를 먼저 확산시킨 뒤 과세를 논해야 한다고 같은 입장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현재 AI 세금에 비판적이다. 10월 말 프리엔 장관의 발언은 이미 가라앉은 이 주제를 다시 끌어올린 셈이며, 그는 논의를 AI가 청년층의 직업 전망에 미치는 영향으로도 이끌었다.
SPD 원내 그룹의 입장은 9월 결의문에 담겨 있다. 기술 진보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며, 기계가 고임금 일자리를 가져가고 노동자에게는 저임금 일자리만 남는 상황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문서는 단체협약 적용 범위 확대와 이익에 대한 공정한 과세를 요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는 기업이 기계로 사람을 대체하려는 동기를 약화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로봇과 AI에 대한 과세를 주장해 왔으며, 보도는 이를 국제적인 참고 사례로 언급했다.
과세 기준은 미정, 차이는 크다
각 측이 쓰는 용어는 서로 다르다. 빌트베르거 장관은 매출, 프리엔 장관은 가치 창출, SPD는 이익을 말한다. 이 세 가지는 대상 기업 명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익에 과세하면 아직 적자인 모델 개발사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이미 돈을 버는 대기업에 세금 고지서가 돌아간다. 매출에 과세하면 적자 기업도 세금을 내야 하고, 부담이 가격을 통해 AI 서비스를 쓰는 독일 기업에 전가될 수도 있다. 가치 창출에 과세하는 것은 현실에 적용하기가 가장 어렵다. 공장이 AI로 줄인 인건비를 포함할지, 어떻게 포함할지 먼저 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금을 어디서 걷을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AI 서비스 업체에 걷는다면 대상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 될 것이고, 소셜 플랫폼에서는 이미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AI를 쓰는 독일 기업에 걷는다면 라이헤 장관과 메르츠 총리가 우려하는 보급 속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독일 정부는 어떤 방안 문안도 내놓지 않았으며, 위 분석은 발언에서 추론한 것일 뿐이다. 연립 내부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현재 확인할 수 없다.
성장을 앞세우는 쪽에도 숫자는 있다. Ifo 연구소의 모델 추정에 따르면 2034년까지 생성형 AI는 독일에 연간 약 4400억 유로의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고, 이 가운데 폭넓은 활용이 기여하는 몫은 약 3300억 유로다. 다만 이 연구는 학습 데이터 제한에 따른 비용을 다룬 것이어서, 학습 데이터가 조여지면 이 이득이 약 1550억 유로 줄어든다. 과세의 영향은 추정하지 않았다.
중국어권 독자를 위한 관전 포인트
중국 기업이 단기간에 이 논쟁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논의는 고용과 미국 빅테크 기업의 수익을 겨냥하고 있다. AI 제품을 독일에 파는 중국 해외 진출 팀이라면 과세 기준 항목을 눈여겨볼 만하다. 결국 매출로 정해지고 서비스 업체의 독일 내 수입을 기준으로 계산된다면, 규모가 작고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팀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세금이 곧 도입될 조짐은 없다. 메르츠 총리와 라이헤 장관의 입장은 분명하고, SPD도 아직 구체적인 세목을 내놓지 않았다. 다음에 무게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은 연립 내에서 누군가 이를 정식 예산안이나 법안 문안에 넣는지 여부다.
참고 출처: tagesschau, 슈테른, CocoLoop, 타게스슈피겔, GermanPolicy. 부가가치 추정 기준은 Ifo 연구소 모델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