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10월 31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이 약속한 향후 지출은 합계 3조 달러를 넘는다. 주로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에 들어갈 돈이다. 이 가운데 아직 지급하지 않은 임대 계약이 약 1조 3000억 달러, 그 밖의 구매 약정이 약 1조 9000억 달러다.
이 돈의 대부분은 아직 재무상태표에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주 미국 기술주는 연일 하락했는데,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청구서였다.
수십 년 뒤까지 이어지는 약정
블룸버그 수치에 따르면 알파벳의 계약상 약정은 1조 달러를 넘어 1년 전의 8배에 가깝다. 메타의 향후 지출은 8000억 달러를 넘고,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아직 개시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이다. 지급 기간은 최장 30년이다.
오라클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첫 대형 기술 기업으로 꼽힌다. 2028년까지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공급업체 금융과 고객 선수금으로 초기 투입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이 숫자들을 그대로 나란히 비교할 수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매 및 건설 관련 수치는 6월 말 기준 연차보고서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후 갱신되지 않았다. 메타의 예산에는 소비자용 하드웨어 몫이 일부 들어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의 수치에는 콘텐츠 라이선스 비용도 포함된다. 회사마다 공시 기준이 달라 '3조 달러'는 어디까지나 규모감으로만 봐야 한다.

현금흐름이 먼저 적자로 돌아섰다
테크크런치가 최근 분기 실적을 정리한 결과, 클라우드와 광고 분야 4대 기업이 올해 계획한 설비투자는 합계 7400억 달러를 넘는다.
| 기업 | 올해 설비투자 | 잉여현금흐름 |
|---|---|---|
| 알파벳 | 최대 2050억 달러 | 3분기 -91억 달러, 2분기 연속 적자 |
| 아마존 | 약 2200억 달러 | 최근 12개월 -424억 달러(전년 동기 +148억 달러) |
| 메타 | 최대 1450억 달러 | 3분기 -21억 달러 |
| 마이크로소프트 | 최근 분기 452억 달러 | 최근 분기 +186억 달러 |
네 곳 중 현금흐름이 흑자인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뿐이지만, 설비투자는 앞서 예상했던 500억 달러에 못 미쳤다. 보도는 그 원인으로 외부 업체의 컴퓨팅 자원 납품 지연을 지목했으며, 스스로 투자를 줄인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사업 자체의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AWS 매출은 39%, 메타 광고는 26% 늘었다. 그럼에도 아마존 주가는 7%, 메타 주가는 10% 떨어졌다. 알파벳의 검색 광고 성장률은 12%로 5개 분기 만에 가장 낮았고, 주가는 하루 만에 12% 급락해 시가총액 약 5000억 달러가 사라졌다. 금요일에는 나스닥 지수가 2.9% 하락 마감했고, 엔비디아는 4%, 브로드컴은 5% 넘게, 퀄컴은 11% 떨어졌다.
대략 계산해 보면
임대와 구매 두 항목을 더하면 5개 회사의 약정은 약 3조 2000억 달러다. 4개 회사의 올해 설비투자 7400억 달러를 잣대로 삼으면, 올해 수준으로 4년 남짓 더 쓰는 셈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어림셈이다. 약정에는 최장 30년짜리 임대가 섞여 있고, 5개 회사와 4개 회사는 대상 범위도 다르다.
차입 속도는 더 확인하기 쉽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이 2026년에 끌어다 쓴 차입금은 합계 3260억 달러로 작년의 3배다.
앤트로픽도 이 청구서에 올라 있다
블룸버그는 같은 시기 앤트로픽의 상장 서류도 보도했다. 재무상태표상 부채는 1175억 달러, 현금은 1120억 달러로 거의 균형을 이룬다. 반면 각주에 있는 향후 임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GPU 구매 계약은 합쳐서 9000억 달러에 가깝다. 앤트로픽은 매출 증대와 추가 자금 조달로 감당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약정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한 논평은 거절했다. 테크크런치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이 투자 적격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전했는데, 그렇게 되면 클라우드 업체와 제3자 금융에 더 기대야 한다.
아직 계산이 되지 않는 관계도 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 구글 등에서 컴퓨팅 자원을 사고, 이 클라우드 업체들은 공급을 위해 다시 임대 계약을 맺고 칩을 사들인다. 한 회사가 적어 둔 향후 지출은 다른 회사가 기대하는 매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중복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 서류에 나와 있지 않아, 업계 전체의 순 노출 규모를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앤트로픽의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와, 알파벳과 메타의 다음 분기 현금흐름 수치다.
참고 출처: 블룸버그, IT홈(인용 보도), CocoLoop, 테크크런치. 약정 금액은 블룸버그 집계 기준을 따랐고, 설비투자와 잉여현금흐름은 테크크런치가 각사 실적을 정리한 내용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