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CXMT)가 HBM3E를 양산 라인으로 밀어 올리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허페이에 본사를 둔 이 메모리 업체가 이미 중국 내 여러 AI 칩 설계 업체에 HBM3E 샘플을 보냈으며 앞으로 두 달 안에 한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소식통이 전한 수율은 20~30%에 그치며, SK하이닉스의 동급 제품은 약 70%다.
보도에 따르면 창신메모리 샘플은 테스트에서 SK하이닉스의 이전 세대인 HBM3에 더 가까운 성능을 보였고, 가격은 해외 동급 제품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율은 낮고 성능은 한 세대 뒤처지며 가격은 비싼데도 창신메모리가 계속 앞으로 가는 이유는 수요 쪽에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 아래서 중국 AI 칩 업체들이 고대역폭 메모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점이 엇갈리는 두 보도
창신메모리의 HBM3E가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일치하지 않는다. 올해 9월 초 The Information은 창신메모리가 이미 HBM3E 소량 생산에 들어갔고, 알리바바 산하 핑터우거(T-Head)와 캠브리콘(Cambricon)이 이를 자체 프로세서 테스트에 쓰고 있으며, 증설은 2027년으로 잡혀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로이터의 "앞으로 두 달 안에 한정 양산"은 그보다 한 발 늦다.
두 보도는 서로 다른 단계를 가리킬 수 있다. 앞의 것은 엔지니어링 배치, 뒤의 것은 고객 대상 한정 공급이라는 해석이다. 창신메모리, 핑터우거, 캠브리콘 모두 이런 시험 생산과 테스트를 공식 확인한 적이 없다. 수율, 적층 단수, 고객 검증 진행 상황에 대한 공식 수치도 없어서 지금은 소식통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율 추정치는 오히려 서로 가깝다. 리서치 업체 SemiAnalysis는 6월에 약 25%로 추산했다. 한국 ChosunBiz는 9월 보도에서 시험 생산 수율이 약 25%라고 썼지만, 이 기사가 다룬 제품은 8단 HBM3였다. 이번 로이터의 20~30%도 같은 구간에 있어, 몇 달이 지나도 눈에 띄는 개선도 악화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 두 회사와의 격차
타임라인을 나란히 놓으면 격차가 한눈에 들어온다. SK하이닉스는 2024년에 HBM3E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전자가 뒤따랐다. 로이터 보도대로 창신메모리가 올해 말 무렵 한정 양산에 들어간다면 약 2년 늦은 셈이다. 창신메모리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앞서 기술 면에서 선두 업체보다 3~5년 뒤처져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HBM의 난관은 적층이다. 8단, 12단 DRAM 다이를 실리콘 관통 전극(TSV)으로 수직 연결해 패키징하기 때문에, 한 층만 불량이어도 스택 전체를 폐기해야 하고 전체 수율은 각 공정 수율의 곱이 된다. SK하이닉스의 70% 안팎도 여러 세대 제품을 거치며 겨우 도달한 수준이다. 창신메모리는 DDR5에서도 비슷하게 출발했다. 2024년 말 한국 언론은 이 회사의 DDR5 수율이 10~20%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이후 점차 끌어올렸다.
수요 쪽이 얼마나 빠듯한지는 기관 보고서에서 읽힌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2027년 중국 AI GPU 출하의 가장 큰 병목이 HBM3E 공급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수율이 낮더라도 창신메모리가 2027년에 HBM3E 스택을 약 300만~400만 개 만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생산 능력이 가속기 카드 몇 장에 해당하는지는 칩마다 HBM을 몇 개 쓰느냐에 달려 있는데, 보고서는 세부 내역을 내놓지 않았다.
자본시장은 먼저 자리를 내줬다
창신과기(CXMT 모회사)는 올해 7월 27일 과창판(STAR 마켓)에 상장했고 10월 27일로 3개월이 됐다. 중증지수공사가 최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에 편입됐고 비중은 4.67%로 1위다. 중국농업은행과 중국공상은행보다 높다. 상하이 과창판 종합지수에서도 비중이 15.74%로 1위이며, 캠브리콘과 하이광정보(Hygon)가 뒤를 잇는다.
시장이 지금 부여한 가치는 주로 범용 DRAM 가격 상승 사이클에서 나온다. HBM3E가 샘플 단계에서 안정 공급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는 내년에 수율이 얼마까지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 계속 2~3할에 머문다면 스택당 원가를 칩 업체가 대량 구매할 만한 수준으로 낮추기 어렵다. 국내에 당장 더 싼 대안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참고 출처: 로이터, The Information, CocoLoop, ChosunBiz, 거룽후이(Gelonghui). 창신메모리 HBM3E 수율 범위, SK하이닉스 수율 대비, 상하이종합지수 비중 데이터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