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데이터센터 24GW 돌파, 북미 다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가 9월 25일 중국 AI 인프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체 모델 추정에 따르면 중국이 인도한 데이터센터 용량은 24GW에 달하며, 60여 개 사업자와 1000여 개 시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이 수치는 유럽·중동·아프리카(약 14GW)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약 15GW) 규모를 모두 넘어서며, 전 세계에서 북미에 이어 2위 규모다. 미국의 비교 수치는 2026년 말까지 약 56GW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인 물량을 보면, 중국에는 인도 시점이 이미 확정된 용량이 약 20GW, 발표만 된 단계의 용량이 추가로 약 30GW 있다고 보고서는 추정한다.

소매형 랙 임대에서 도매형 AI 빌딩으로

보고서의 핵심 주제는 시장 구조의 전환이다. 그동안 중국 데이터센터는 사업자 주도의 소매형 코로케이션이 중심이었고, 고객 한 곳이 랙 몇 개를 빌리는 방식이 많았다. 지금은 신규 AI 수요 대부분이 건물 전체 또는 캠퍼스 전체 단위의 도매형 계약으로 들어오고 있다.

두 모델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매형 AI 빌딩의 가동률은 70% 이상, 기존 소매형 랙은 60% 안팎이다. 소매형 랙의 가동률 자체도 2010년 무렵 75% 안팎에서 2022년 무렵에는 55% 안팎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GDS(완궈데이터)와 VNET(스지후롄) 두 곳은 합계 1.3GW 규모의 도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두 회사의 소매 계약을 합쳐도 10MW에 못 미쳤다.

보고서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기존 소매형 시설 일부가 전력 증설과 액체 냉각 개조를 통해 AI 클러스터로 리모델링되고 있다고 짚었다. 오래된 랙은 비어 있는데 AI 컴퓨팅 자원은 부족한, 상반된 두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바이트댄스

수요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바이트댄스(ByteDance)다. 보고서는 바이트댄스가 중국에서 인도된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그중 대부분을 직접 짓지 않고 임대로 확보한다고 추정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Alibaba)의 발주 합계 중 약 3분의 1이 GDS와 VNET에 돌아갔다.

건설 속도도 빨라졌다. 표준 100MW 데이터센터는 착공부터 인도까지 이제 약 12개월이 걸리는데, 이전에는 18개월이 걸렸다. 착공 전 인허가 기간은 중국이 약 3~6개월, 미국은 12~13개월이다. 입지 측면에서는 '둥수시솬(東數西算)' 정책에 따라 신규 용량이 자원이 풍부한 내륙 지역으로 유도되고 있으며, 네이멍구(내몽골) 자치구가 중국 최대 AI 컴퓨팅 거점으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이 지역이 동남아시아 대안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숫자로 보는 3대 빅테크의 현금흐름

자금이 어디서 오는지는 이 보고서에서 가장 직접적인 숫자로 드러난다. 알리바바, 텐센트(Tencent), 바이두(Baidu)의 2026년 2분기 자본지출(capex) 합계는 약 2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었다. 동시에 세 회사 모두 자유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략 계산해 보면, 한 분기에 200억 달러면 연간으로는 800억 달러 규모다. 광고, 게임, 이커머스, 클라우드 사업으로 세 회사가 수년간 쌓아온 영업현금흐름이 이제는 한 분기 자본지출로 거의 소진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코코루프(CocoLoop)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 한 곳의 AI 자본지출만 528억 위안에 달했고, 바이트댄스의 2026년 AI 예산은 약 300억 달러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트댄스는 앞서 언급한 200억 달러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투자 중 얼마가 칩 구매로, 얼마가 임대료·전기료로 흘러갔는지는 보고서 요약에서 나누어 밝히지 않았고, 세 회사의 실적 발표 기준도 통일돼 있지 않다. 마이너스 자유현금흐름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AI 관련 매출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느냐에 달려 있으며, 세 회사 모두 명확한 회수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짚어둘 점은, 24GW는 세미애널리시스 자체 모델에 기반한 추정치이며 공식 통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공식 통계는 흔히 '표준 랙'이나 '컴퓨팅 총규모' 같은 단위를 쓰는데, 두 수치는 단순 환산이 되지 않는다. 이 숫자를 인용할 때는 산출 기준을 함께 밝히는 것이 좋다.

참고 출처: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 중국 AI 인프라 보고서, CocoLoop; 용량·계약·가동률·자본지출 수치는 세미애널리시스 자체 모델 추정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