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8월 23일 주당 112.70홍콩달러에 신주 7억 1000만 주를 배정하는 계약을 체결해 총 약 800억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2019년 홍콩 상장 이후 처음 진행하는 신주 배정으로, 공시에 따르면 조달 자금 순액의 100%를 풀스택 AI 역량 투자와 AI 인프라 확충에 사용한다. 배정 대상은 미국 밖에 있는 비미국인이며, 결제는 8월 26일 완료될 예정이다.
배정은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가격과 할인율
배정가 112.70홍콩달러는 전 거래일 홍콩 증시 종가 126.2홍콩달러 대비 약 8.4% 낮다. 인수단은 이를 다른 기준으로 설명했는데, 참조 주가 대비로는 약 3.6% 할인, 계약 체결 전 5거래일간 뉴욕 상장 ADR 평균가(홍콩달러 환산)와 비교하면 약 9.0% 할인이라고 밝혔다. 세 개의 할인율은 각각 다른 기준을 사용해 나란히 놓으면 딱 맞아떨어지지 않지만, 방향은 같다. 한 시간 만에 800억 홍콩달러를 소화하려면 그만큼 가격을 양보해야 했다는 뜻이다.
이번 거래는 규모 면에서 몇 가지 기록을 세웠다. 홍콩 상장기업의 1차 후속 발행(follow-on) 중 최대 규모이며, 공개된 기록 기준으로 레귤레이션 S 체계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주식 발행이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2026년 후속 발행 중 3위로, 앞선 두 곳은 알파벳과 인텔뿐이다.
800억 홍콩달러는 대략 미화 102억 달러에 해당한다.
시장은 당일 반대표를 던졌다
소식이 전해진 뒤 알리바바 홍콩 주가는 장중 한때 10% 넘게 떨어졌고, 결국 111.90홍콩달러로 마감하며 9.02% 하락했다. 이는 배정가 112.70홍콩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조합은 다소 직관에 어긋난다. 기관투자자들은 한 시간 만에 물량을 다 사들였는데, 유통시장은 같은 날 주가를 9%포인트 끌어내렸다. 양쪽은 서로 다른 셈법을 쓰고 있다. 배정에 참여한 기관은 할인된 가격에 더해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AI 인프라 성과 실현 가능성을 산 것이고, 락업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일별 주가 움직임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면 기존 주주가 마주한 것은 즉각적인 희석이다. 신주 7억 1000만 주가 기존 주식 수에 더해지면 주당순이익은 곧바로 줄어들지만, AI 인프라의 수익은 분기별, 연도별로 서서히만 드러난다.
배정가 아래로 마감했다는 사실 자체도 하나의 신호였다. 적어도 공시 당일만 놓고 보면, 유통시장은 희석을 배정 할인율보다 더 냉정하게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왜 지금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했나
이번 배정은 알리바바 자체의 재무 흐름에 비춰보면 더 잘 이해된다.
직전 분기 실적에서 알리바바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AI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률은 22개 분기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익은 줄어드는데 AI 관련 사업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면, 영업현금흐름만으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뒷받침하기는 벅차진다. 설비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그 자금은 결국 채권 또는 주식 중 하나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채권 대신 주식을 택한 데는 또 다른 계산이 깔려 있다. AI 인프라 투자의 회수 기간은 길고 불확실성도 커서, 고정 이자를 갚아야 하는 부채보다 주식으로 감당하는 편이 부담이 덜하다. 그 대가가 기존 주주들이 당일 목격한 9% 하락이다.
"조달 자금의 100%를 AI에 쓴다"는 표현은 중국계 ADR 자금 조달 공시에서는 흔치 않다. 보통 기업들은 "운전자본 보충" 같은 모호한 표현을 남겨 여지를 둔다. 자금 용도를 이렇게 못 박아 밝힌 것은 800억 홍콩달러의 사용처를 미리 시장의 감시 아래 두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몇 분기 동안의 설비투자 내역이 이 발언을 검증할 직접적인 근거가 될 것이다.
참고 출처: 알리바바 홍콩거래소 배정 공시, 중신징웨이, 시나차이징, CocoLoop. 배정가, 주식 수, 조달 총액과 세 가지 할인율은 공시 및 인수단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했으며, 달러 환산과 희석 영향은 편집부의 개략적 추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