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광둥성 최초의 토큰 경제 전용 금융상품인 '토큰대출(Token贷)'이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 발표됐다. 동시에 '하이주구 토큰 경제 고품질 발전 지원에 관한 여러 조치'(업계에서는 '토큰 8조'로 부른다)도 함께 나왔다. 중국은행, 중신은행, 광저우은행 3개 은행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은행 광저우지점이 내놓은 '컴퓨팅 토큰대출' 상품은 시범 단계에서 이미 2800만 위안의 여신을 승인했다.
상품 설계에서 가장 구체적인 부분은 여신 산정 방식이다. 계약과 토큰 소비 한도를 기준으로 여신 한도를 정한다. 담보는 신용, 매출채권 담보, 수주 기반 금융을 중심으로 하며, 보증과 저당을 결합해 한도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설립한 지 얼마 안 돼 경영 실적을 증빙하기 어려운 기업은 기존 사업체의 계속 영업 증빙이나 보증을 받아 수주를 근거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호출량을 리스크 관리 변수로 만들다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중소기업에게 가장 어려운 관문은 대개 모델 접근 자체가 아니라 결제 주기다. 고객과의 정산은 분기 단위로 이뤄지는 반면, 모델 API 비용은 사용 즉시 실시간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사이의 현금흐름 공백은 기업이 스스로 메워야 한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미리 대는 돈도 늘어나면서, 성장 자체가 자금 압박의 원인이 되는 역설이 생긴다.
그동안 은행은 이런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공장도 설비도 없고 서버 대부분은 임대이며, 장부상 가장 큰 지출 항목은 매달 나가는 모델 이용료이기 때문이다. 토큰대출의 발상은 바로 이 지출을 경영의 증거로 뒤집어 보는 데 있다. 안정적인 호출량은 실제 사업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고, 계약상의 이용 한도는 예측 가능한 수익을 의미한다. 이는 이커머스 기업이 플랫폼 거래액을 기준으로 대출을 받거나 SaaS 기업이 ARR을 기준으로 여신 한도를 받는 것과 같은 논리이며, 계량 단위만 토큰으로 바뀐 셈이다.
2800만 위안이라는 시범 규모는 크지 않다. 컴퓨팅센터 한 곳의 조달 규모에 비하면 우수리 수준일 수도 있다. 이 사업의 무게는 복제 가능한 가격 산정 근거를 세웠다는 데 있다. 은행 내부에서 '호출량-여신 한도' 환산 관계가 한번 검증되면, 이후 여신 규모는 계속 키워갈 수 있다. 다만 이 변수의 안정성이 한두 번의 신용 주기를 거치며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토큰 경제'라는 화두
하이주구가 내놓은 정책 틀은 생산, 유통, 소비, 부가가치라는 4단계로 나뉘며, 8개 조항은 토큰 생산 효율, 서비스 집적, 유통 허브, 응용 시나리오, OPC(1인기업) 육성, 산업 고도화, 금융서비스, 해외 진출 지원을 아우른다. 7월 30일에는 한발 앞서 광둥 토큰 거래·서비스센터가 설립됐는데, 규범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토큰 거래 허브를 표방하며 중소기업의 높은 AI 조달 비용과 수급 불일치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
토큰을 거래·가격 책정·자금 조달이 가능한 대상으로 다루겠다는 이 발상은 업계 내 기존 논쟁과 정면으로 맞닥뜨린다. 토큰 단위 과금 방식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적잖은 비판을 받아왔다. 비용을 예측할 수 없고 최적화의 주도권이 모델 업체 쪽에 있다는 이유로 '사용량에 매기는 부유세'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지방정부의 태도는 다르다. 계량 가능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통계 지표, 보조금 조항, 신용 모델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할 만한 수치로, 중국 AI의 하루 토큰 소비량은 이미 1000억 단위 규모에 이른 것으로 보고된다. 이 수치가 지방 경제 통계표에 오를 만큼 커진 시점에서, 그것을 축으로 거래센터와 여신 상품을 만드는 건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시행에서 지켜봐야 할 두 가지
첫째는 호출량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는지다. 스크립트를 공회전시켜 호출량을 부풀리는 비용은 매출채권을 위조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은행은 기업의 자체 신고 데이터만 볼 게 아니라 모델 업체 쪽의 원본 청구 데이터로 교차 검증을 해야 한다.
둘째는 적용 범위다. 현재 공개된 방안은 하이주구의 컴퓨팅 관련 중소·영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구(區) 단위 시범사업에 그친다. 토큰 8조에 담긴 해외 진출 지원과 OPC 육성 두 항목은 구체적인 조항이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으며, 광저우 전역 나아가 광둥성 전체로 확대될지는 이번 시범 대출의 부실률에 달려 있다.
참고 출처: IT즈자(IT之家), 진룽제(金融界), CocoLoop, 광저우일보 다양왕(大洋網). 시범 여신 규모, 산정 방식, 토큰 8조의 적용 범위는 공개 보도를 기준으로 대조했으며, 각 은행의 구체적인 상품 조건은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