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Mind, 첫 해외 AI 캠퍼스로 서울 선택

4월 27일,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에서 Google DeepMind의 Demis Hassabis CEO를 만났다. 두 사람이 함께 발표한 내용은 상징성이 컸다. DeepMind가 영국 밖에 처음으로 여는 전용 AI 캠퍼스가 서울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것은 평범한 해외 연구소 개설이 아니다. AI 산업망이 더 탄탄한 도쿄, 연구 인재가 더 많이 모이는 싱가포르, 보조금 규모가 큰 중동이 아니라 서울이 선택됐다. 시점도 의미가 있다. 2016년 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10년이 되는 해다. 그 대국은 DeepMind를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서울을 'AI 대 인간' 서사의 상징 도시로 만들었다.

MOU에 담긴 실제 내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DeepMind가 체결한 양해각서는 일반적인 협력 선언보다 구체적이다. DeepMind는 최소 10명의 연구원을 한국에 장기 파견해 정부의 K-Moonshot Project에 참여시킨다. AI 캠퍼스는 Google 서울 오피스 안에 마련되며 2026년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협력 범위에는 세 곳의 AI 바이오 혁신센터와의 공동 연구, 서울대와 KAIST와의 연구 프로젝트, 한국 학생을 위한 DeepMind 인턴십 경로, 5월 출범하는 국가 AI for Science 센터 지원, Korea AI Safety Institute와의 안전 연구도 포함된다.

K-Moonshot은 바이오 기술, 기후 예측, 미래 에너지를 핵심 분야로 삼는다. 이는 DeepMind의 대표 과학 모델인 AlphaFold, WeatherNext, AlphaEvolve와 맞물린다. 그래서 이번 협력은 이름뿐인 MOU가 아니라 실제 연구 과제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DeepMind의 국가 파트너십 전략

이번 발표는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다. Hassabis는 최근 2년 동안 'National Partnerships for AI'라는 틀을 밀고 있다. 핵심 국가를 골라 DeepMind의 과학 모델을 정부 연구의 도구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이 프레임 안에 들어온 또 하나의 파트너다.

과거 DeepMind는 논문을 내고 상을 받는 연구소에 가까웠다. 실제 적용에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Hassabis가 노벨상을 받은 뒤 회사의 외부 메시지는 분명히 바뀌었다. AlphaFold 같은 도구를 단순한 연구 성과가 아니라 국가급 과학 인프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사업 확장이면서 동시에 AI for Science 담론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이유

한국 정부는 AI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압박을 오래 느껴왔다. 중국에는 Qwen, DeepSeek, GLM이 있고 일본에는 Sakana AI와 SoftBank의 Stargate Japan 구상이 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에도 Naver의 HyperCLOVA, LG AI연구원, Samsung의 Gauss가 있지만 세계 최전선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DeepMind와의 협력은 또 하나의 범용 대형 모델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과학과 AI를 묶어 차별화된 길을 찾는 선택에 가깝다. 한국은 바이오 의약, 반도체 소재, 기후 모델링에서 기반을 갖고 있다. AlphaFold급 도구가 국내 산업망에 실제로 들어간다면 모델 군비 경쟁과 다른 경로를 만들 수 있다.

AI Essentials 장학금 5만 명 규모도 눈에 띈다. Google은 인재 양성 약속을 이번 발표에 함께 넣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연구 협력과 별개로 대외적으로 설명하기 쉬운 성과다.

AlphaGo 10년 뒤의 더 큰 판

Hassabis는 이제 연구소장보다 국가 단위 AI 협력의 협상 대표처럼 움직이고 있다. 해외 캠퍼스, 노벨상, 국가 MOU, AI for Science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DeepMind는 더 이상 런던 안에서만 연구하는 조직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한국이 이 흐름을 타고 AI 경쟁의 중간 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앞으로 1년에 달려 있다. 연구원이 실제로 서울에 오고, 국내 대학과 산업계와 정부가 그 역량을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AlphaGo 이후 10년, AI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바둑판이 없지만 판돈은 훨씬 크다.

출처: Google DeepMind and Korea Partner to Accelerate Scientific Discovery(DeepMind 공식 블로그), CocoLoop, Google DeepMind opening first AI campus in Seoul(Quartz), Google DeepMind to Build AI Campus In Seoul, Expanding Global Talent Pipeline(Allwork), Google to open AI campus in Korea(The Korea Times), Google to Open AI Campus in Seoul, Deepens K-Moonshot Partnership(Seoul Economic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