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고생 26,811명을 30개월간 추적한 연구에서 서로 어긋나는 수치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숙제를 하면 숙제 점수는 18% 올랐고, 과제 하나에 걸리는 시간은 64분에서 45분으로 줄었다. 하지만 6개월 안에 같은 학생들의 월례 시험 성적은 20% 떨어졌다.
논문 제목은 'The Generative AI Learning Penalty: Evidence from Chinese Secondary Education'다. 스톡홀름대학교의 David Strömberg와 홍콩대학교의 Victor Lei, Yanhui Wu가 공동 저자로, 올해 6월 CEPR 디스커션 페이퍼 DP21577로 발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8월 18일 차트 코너에서 이 연구를 다시 다뤘다. 표본은 중국 중부 지역 중1~고3(7~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했고, 데이터는 2022년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수집됐다. 이 기간 학생의 약 80%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청구서는 2년 뒤에 날아온다
단기 수치는 전부 보기 좋다. 숙제 점수는 오르고 시간은 절약됐다. 학부모와 학생이 체감하기에도 분명한 효율 개선이다.
기간을 2년으로 늘리면 다른 수치가 드러난다. 중고교 입시(중카오) 성적은 24%, 대입 시험(가오카오) 성적은 18% 떨어졌다. 손실을 과목별로 나누면 사회과학이 가장 크게 떨어졌고, 이어 STEM, 어학 순이었다. 집단별로는 중학생, 원래 성적이 상위권이던 학생, 남학생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전체 수치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원래 성적이 상위권이던 그룹이 더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흔한 직관은 우수한 학생일수록 도구를 더 잘 활용한다는 것이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들은 원래 고강도 자기주도 학습으로 점수를 얻고 있었고, 그 부분이 AI로 대체되자 잃는 절대량도 가장 컸다.
절약된 시간은 어디로 갔나
대략 계산해 보자. 과제 하나당 19분 절약, 연간 등교일 200일에 하루 한 번이라고 하면 연간 약 63시간, 2년이면 100시간을 넘는다. 연구는 이 시간이 어디로 갔는지는 추적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실 하나는 분명히 짚었다. AI의 개인 과외 효과와 시간 절약 효과가 동시에 존재하며, 둘을 합쳐도 시험 성적을 떠받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제는 학생이 게으름을 피운 게 아니다. 숙제라는 연습 자체가 생략된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막히면 다시 방법을 찾는 과정, 즉 폐쇄형 시험장에서 재현해야 할 동작들이 AI를 낀 숙제 과정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숙제 점수는 결과물을 재고, 시험 점수는 능력을 잰다. 두 지표 사이의 격차가 이렇게 크게 벌어진 건 처음이다.
연구진은 반례도 언급했다. AI를 능동적 학습에 활용한 대학생은 시험 점수가 더 높았고, 일주일 뒤 기억 유지력도 더 좋았다. 차이는 사용 방식에 있지, 도구 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무료 구독은 반대 방향으로 밀고 있다
시점이 묘하게 겹친다. 같은 달, 구글은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1년 무료 Gemini 플랜을 내놨고, OpenAI는 10대를 겨냥한 ChatGPT 버전을 선보였다. 중국 국내 기업들도 개학 시즌에 맞춰 교육용 제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연구에서 지목된 도구들은 이들 제품의 중국판이다. 2025년 6월 기준 AI를 사용한 학생 중 도우바오(Doubao)가 47%, 딥시크(DeepSeek)가 36%, ChatGLM이 14%, 원신이옌(Ernie Bot)이 9%, Qwen이 8%를 차지했다.
규제 쪽에서는 이미 반대 결정을 내린 곳도 있다. 노르웨이는 8월부터 6~13세 학생의 교내 AI 사용을 금지했다. 이유는 이 연구가 가리키는 것과 같은 지점을 향한다.
이 논문이 기업들의 마케팅 속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 학생 시장의 고객 확보 비용과 유지 가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적어도 논의를 'AI가 학습에 도움이 되는가'에서 '어떤 사용법이 도움이 되고 어떤 사용법이 해가 되는가'라는 단계로 밀고 나갔다. 둘을 구분하려면 교사가 학생의 숙제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지금의 숙제 시스템이 가장 못하는 일이다.
참고 출처: CEPR 디스커션 페이퍼 DP21577, CocoLoop, 이코노미스트 차트 코너,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숙제·시험 성적 증감폭, 표본 수, 도구 점유율은 논문 원문 수치와 대조해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