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에서 9월 17일 새로운 봉인 해제 문서가 공개됐다. 타임스 측이 제출한 준비서면으로, 그동안은 일부를 가린 편집본만 기록에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 공개된 무편집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이 2024년 1월 사내 발표에서 한 발언이 그대로 인용돼 있다.
발언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 응용과학 담당 디렉터 브렌트 헤크트다. 준비서면에 따르면 그는 뉴스 콘텐츠로 대형 언어모델을 학습시키는 행위를 이렇게 표현했다.
"an astonishing theft of unprecedented proportions"(전례 없는 규모의 놀라운 절도)…… "the largest theft of labor in human history"(인류 역사상 최대의 노동 절도일 수 있다)
준비서면은 또 헤크트가 OpenAI에, 시스템 내 어떤 콘텐츠가 타임스 등 원고 측에서 나온 것인지 걸러내는 작업이 "의도치 않은 은폐(accidental cover up)"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적고 있다.
준비서면이 제시한 수치
타임스 측은 소송 증거개시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여러 데이터셋의 구성을 준비서면에 정리했다.
- OpenAI의 한 중간 학습용 데이터셋에는 뉴욕타임스, 데일리뉴스, 탐사보도센터의 저작물 사본이 9만 1692건 이상 포함돼 있었다.
- Common Crawl에서 파생된 데이터셋에는 nytimes.com에서 나온 파일이 200만 건 이상 포함돼 있었다.
- '프로젝트 망고(Project Mango)'라는 암호명의 데이터셋에는 언론사 저작물이 최소 16만 903건 포함돼 있었다.
AFP통신은 별도 집계로, OpenAI가 1000만 건이 넘는 기사를 수집했고 그중 약 3분의 1이 뉴욕타임스발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위와 집계 방식이 달라, 준비서면 자체의 수치가 우선한다.
의혹은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유료 장벽을 우회한 수집, 빙(Bing) 색인을 이용한 대규모 크롤링, 그리고 학습 데이터에 들어가기 전 저작권 관리 정보를 삭제하는 행위다. 마지막 항목은 미국 저작권법의 별도 조항에 해당하며, 입증될 경우 단순 복제 침해와는 손해배상 산정 방식이 다르다.
두 회사의 대응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AFP통신에 헤크트의 발언이 "한 직원 개인의 견해"이며 회사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보도 시점까지 두 회사는 데이터셋 규모, 유료 장벽, 저작권 정보 삭제라는 개별 의혹에 대해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헤크트 본인도 언급하지 않았다.
3년째 이어진 소송의 현재
이 소송은 2023년 12월 타임스가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이후 데일리뉴스와 탐사보도센터의 소송이 병합됐다. 본지는 6월 타임스 발행인 술즈버거가 AI 기업들이 "대놓고 콘텐츠를 훔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그건 신문사 측의 발언이었다. 이번 문건의 무게는 그 표현이 피고 측 직원의 내부 자료에서 나왔다는 데 있다.
비슷한 소송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간 사례는 작가들이 Anthropic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이다. 그 재판에서 판사는 "합법적으로 구매한 책으로 학습한 것"과 "해적판 라이브러리에서 내려받은 책으로 학습한 것"을 구분했고, 후자는 곧바로 손해배상 단계로 넘어가 최종적으로 약 15억 달러 규모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타임스 소송의 핵심 의혹인 유료 콘텐츠 수집과 저작권 정보 삭제는, Anthropic 소송에서 피고 측에 불리하게 판단된 부분에 더 가깝다.
이 자료에 판사가 얼마나 무게를 둘지는 준비서면만으로는 알 수 없다. 확인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 이렇게 본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며, 두 회사가 알면서도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앞으로의 증거개시와 재판에 달려 있다. 아직 재판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참고 출처: 테크크런치, 워싱턴포스트, CocoLoop, AFP통신, Futurism. 뉴욕타임스의 무편집 준비서면으로 헤크트의 발언과 세 데이터셋 수치를 확인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반응은 AFP통신 보도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