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팀이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RNA를 감싸는 지질나노입자(LNP)가 고온에서도 잘 무너지지 않는 새로운 RNA 백신 제형을 만들어냈다. MIT가 9월 2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새 제형의 백신은 상온에서 1년, 섭씨 37도(화씨 98도) 안팎에서는 2개월 보관할 수 있다. 논문은 Nature Biotechnology에 실렸다.
기존 mRNA 백신은 대부분 영하 20도에서 영하 80도 사이에서 냉동 보관해야 해서 운송과 보관 모두 콜드체인에 의존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이 저소득국가에 더디게 보급된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였고, 이번 연구가 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알고리즘이 한 일
연구는 MIT 코흐통합암연구소의 수석연구원 Ana Jaklenec과 Robert Langer 교수가 이끌었고, 박사과정생 Jinbi Tian과 박사후연구원 Khanh Tran도 참여했다. 알고리즘 부분은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조교수 Mina Konaković Luković가 맡았다.
과정은 몇 단계로 나뉜다. 연구팀은 먼저 FDA 승인 성분 약 50종 각각이 RNA를 얼마나 안정시키는지 측정해 가장 효과가 좋은 5종을 골라냈다. 어려운 부분은 이 5종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였다. 조합의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사람이 하나씩 시험하면 몇 달이 걸린다. 그래서 알고리즘이 기존의 소량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에 시도할 배합 비율을 예측하고, 실험실이 그 결과를 다시 학습 데이터로 넣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수렴시켰다. 이 전체 과정은 몇 주 만에 끝났다.
"The real beauty of this algorithm is that we can use it with small data sets."
— Ana Jaklenec ("이 알고리즘의 진짜 매력은 적은 데이터로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Luković은 알고리즘이 이렇게 빨리 안정적인 제형으로 수렴한 것이 팀의 예상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왜 소량 데이터가 중요한가
생물학 실험은 데이터를 얻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제형 한 번 시험하는 데도 합성·보관·검사에 며칠씩 걸려 딥러닝이 필요로 하는 규모의 데이터를 모으기가 어렵다. 최근 1~2년 사이 AI가 실험실에 들어왔다는 뉴스는 대부분 단백질 구조나 분자 생성처럼 대형 공개 데이터베이스가 뒷받침하는 분야였다. 제형 배합처럼 실험실마다 데이터가 적은 영역은 다음에 어떤 실험을 할지 모델이 제안하고 판단은 실제 측정에 맡기는 '능동학습' 방식의 소표본 최적화에 더 적합하다.
선정된 5종 성분이 모두 FDA 승인 목록에 있다는 점도 현실적인 고려였다. 완전히 새로운 화학물질로 바꾸면 안전성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하지만, 승인된 부형제를 계속 쓰면 임상으로 가는 경로가 더 짧아진다.
임상까지는 얼마나 남았나
현재까지의 면역원성 데이터는 생쥐 실험에서 나온 것으로, 연구팀은 면역 반응이 모더나 원 제형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람에게서의 효과, 대량생산 시 배치 간 안정성, 규제당국이 상온 보관 표시를 인정할지 여부는 보도자료에서 다루지 않았고, 임상시험을 맡겠다고 나선 기업도 아직 없다.
중국 상황에 대입하면 비교 대상은 구체적이다. 중국에서 이미 시판 중이거나 개발 중인 mRNA 백신도 마찬가지로 콜드체인에 의존하고 있고, 서부와 오지로의 배송 비용은 오랫동안 난제였다. 상온에서 안정적인 LNP 제형이 인체 시험에서 입증된다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백신의 물류와 현장 접종이지, 연구실 자체가 아니다. 논문에 쓰인 방법 자체는 특별히 복잡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약물전달시스템을 다루는 팀이 같은 방식으로 자체 부형제를 선별하는 데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참고 출처: CocoLoop, MIT News, Nature Biotechnology 논문 정보. 보관 온도와 기간, 후보 성분 수, 연구자 크레딧, 지원 기관을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