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달러 규모의 HVAC 시장은 20년 동안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MIT 학생 두 명이 텍사스의 한 외식업 전시회에서 에어컨 업체 사장에게 30분 동안 붙잡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Avoca는 4월 27일 시리즈 B 라운드 완료를 발표했다. 누적 조달액 1억 2500만 달러, 기업가치 10억 달러다. Meritech와 General Catalyst가 시리즈 B를 공동 주도했고, Kleiner Perkins가 시리즈 A를, Y Combinator가 시드 투자를 담당했다. 투자자 명단은 화려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가 하는 일이 실리콘밸리의 지난 10년간 모든 AI 서사와 다르다는 것이다. 고객은 배관공, 지붕 수리공, 에어컨 설치 기사다.
창업 스토리: 레스토랑 부재중 전화에서 3만 달러 에어컨 주문까지
Tyson Chen과 Apurva Shrivastava는 MIT 동창으로 포커 나이트에서 알게 되었다. 처음에 그들이 만든 것은 HVAC 관련 제품이 아니라 레스토랑의 부재중 전화를 받아주는 AI였다. 논리는 간단했다. 레스토랑은 피크 시간에 전화를 다 받지 못해 주문을 놓친다는 점이었다.
전환점은 텍사스의 한 외식업 컨퍼런스에서 찾아왔다. Rescue Air라는 에어컨 회사의 창업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물었다. "이 기술을 우리 같은 사업에도 쓸 수 있나요?"
Chen과 Shrivastava는 계산을 해봤다. 레스토랑이 테이크아웃 주문 하나를 놓치면 30달러 손실이다. 하지만 에어컨 회사가 설치 전화 한 통을 놓치면 3만 달러 손실이다. AI가 같은 전화를 받았을 때의 가치가 천 배나 차이 났다.
그들은 자리에서 바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3개월 동안 Rescue Air 사무실에 틀어박혀 코드를 작성하며 이 에어컨 회사를 첫 번째 실제 프로덕션 환경으로 삼았다. 그리고 Rescue Air는 그들을 업계의 다른 회사들에 소개했다. HVAC 업계의 특징은 사장들이 서로 다 알고 지낸다는 점이다. 한 업체가 좋은 경험을 하면 사흘 안에 다음 업체가 이야기하러 온다.
현재 Avoca의 고객은 800곳 이상이며, Turnpoke, 1-800-GOT-JUNK?, Goettl 같은 대형 서비스 체인도 포함된다.
실제로 하는 일
"AI가 전화를 받는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단순히 업그레이드된 IVR(자동응답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Avoca의 제품은 완전한 프론트오피스 시스템이다.
- 전화 응대 (음성)
- 이메일 회신
- 메시징 앱 수준의 SMS 대화 처리
- 파견 및 일정 관리
- 견적 후속 관리
- 영업 사원을 위한 사후 분석 및 코칭
- Google Local Services 광고 계정 운영
이 시스템이 대체하는 것은 접수원이 아니라 최전방 운영팀 전체다. 일반적인 홈서비스 회사는 프론트 데스크 3~5명, 디스패처 2명, 영업 후속 1~2명을 둔다. Avoca의 핵심 판매 포인트는 "이 8~9개 직무의 워크플로를 AI 에이전트가 모두 처리한다"는 것이다.
Shrivastava의 말은 직설적이다.
"우리의 AI는 항상 켜져 있습니다. 새벽 3시에 전화를 받아서 바로 작업을 배정할 수 있습니다."
새벽 3시라는 시간은 마케팅 수사가 아니다. HVAC 업계에서는 한밤중에 에어컨이 고장 나고, 지하실이 침수되고, 태풍에 지붕이 날아간다. 고객은 불안하고 충동적인 상태에서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는 회사가 일을 따내고, 받지 못하는 회사는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긴다. 이것이 바로 "3만 달러짜리 전화를 놓치는 것"이 실제 돈인 이유다.
VC들이 주목하는 숫자들
Avoca가 자체 공개한 내용:
- 2025년 ARR은 8자리(1000만 달러 이상)를 돌파
- 2026년에는 고객사들이 10억 달러 규모의 작업을 예약할 것으로 예상
- 시리즈 B 기업가치 10억 달러
세 번째 숫자가 이번 라운드 타당성의 핵심이다. 10억 달러 예약 건에 대해 Avoca가 1~2%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업계에서 일반적인 SaaS+테이크레이트 모델), 올해 회사 자체 수익은 1000만~2000만 달러 수준이 된다. 기업가치 10억 달러는 주가수익비율(PSR) 50~100배에 해당한다.
1년 전만 해도 이 배수는 터무니없다고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2026년의 AI 에이전트 기업가치는 더 이상 SaaS 논리에 기반하지 않는다. Cursor는 500억 달러, Cognition은 25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VC들이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한다"는 스토리를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아닌 노동 시장 전체 규모로 프레이밍하기 시작하면서 기업가치는 다른 차원으로 도약했다.
Kleiner Perkins의 Leigh Marie Braswell이 핵심을 짚었다.
"실리콘밸리가 간과해 온 업종입니다."
간과된 근본적인 이유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도 에어컨 수리공과 직접 거래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MBA 출신의 제품 관리자가 상상하는 고객 프로필은 항상 "젊고, 온라인에 능숙하며, Slack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새벽 3시에 공구함을 들고 지하실로 기어 들어가는 Joe가 아니다.
Meritech의 Alex Clayton, 이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년 전만 해도 홈서비스를 위한 AI 음성은 하나의 카테고리가 아니었습니다. Avoca가 만들어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Avoca가 기존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 카테고리를 스스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 비교할 만한 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선발주자는 카테고리 인지도, 통합 채널, 데이터 선순환을 독점한다. 2위, 3위 업체가 진입할 때쯤이면 고객은 이미 3년 계약을 체결하고 ServiceTitan, Nexstar, Clover와 통합을 마친 상태다. 이를 흔들려면 몇 배의 비용이 든다.
ServiceTitan 자체가 좋은 예다. HVAC SaaS의 선구자로 기업가치 90억 달러, IPO까지 완료했다. Avoca는 정면 승부를 걸지 않고 ServiceTitan의 파트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이는 현명한 수다. 기존 플레이어와 공생하고 대체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서비스업의 AI화, 실리콘밸리의 AI화보다 더 빠를 수 있다
직관에 반하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지난 3년간 모두가 AI가 화이트칼라 직업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왔다. 코딩, PPT 작성, 법률 문서 작성 등이다. 하지만 HVAC, 배관, 지붕 공사 같은 블루칼라 서비스업의 AI 침투율은 KPI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더 빠를 수 있다.
왜일까? 이 업종의 고통 지점이 더 구체적이고 ROI가 더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 전화 한 통의 가치가 3만 달러다. AI로 받느냐 놓치느냐의 차이가 장부에 명확하게 드러난다
- 의사 결정자는 사장本人이지 구매 위원회가 아니므로 계약 체결이 빠르다
- 업계 통합도가 낮아 800곳의 고객만으로도 Avoca가 "업계 최대"를 자처할 수 있다
- Avoca와 경쟁할 기존 SaaS 인프라가 없다. 이 시장은 원래 공백 상태였다
Chen의 말이 인상적이다.
"물리적 세계는 여전히 유지·보수되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Fortune 500 기업이 수십 년간 사용해 온 수준의 운영 역량을 갖춰야 마땅합니다."
쉽게 말해, Joe의 에어컨 가게가 골드만삭스처럼 완벽한 AI 운영 인프라를 갖추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Avoca는 이 질문에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답했다. 다음 질문은 배관공 외의 업종, 즉 자동차 정비, 반려동물 미용, 가사 도우미, 요양 서비스에는 언제 차례가 돌아오느냐는 것이다.
출처: How a chance encounter in Texas sparked a $1 billion Kleiner Perkins-backed AI startup (Fortune), CocoLoop, Avoca Raises $125M+ at $1B Valuation to Power America's Services Economy With AI (PR Newswire), Why We Are Building (Avoca 공식 블로그), AI Startup Avoca Hits $1B Value With $125M Round (technews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