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모듈러 인수 한 달 만에 Mojo 컴파일러 오픈소스화

8월 18일, 모듈러(Modular)는 Mojo의 컴파일러와 툴체인 소스코드를 깃허브에 올리고 modular/modular 메인 저장소에 병합했다. 라이선스는 Apache 2.0에 LLVM 예외 조항을 더한 것을 택했다. 같은 시점에 Mojo로 작성된 수십만 줄 규모의 GPU 커널 코드도 함께 공개됐다. 그동안 공개돼 있던 것은 표준 라이브러리뿐이었고, 이 부분은 2024년부터 외부 기여를 받아왔지만 컴파일러는 계속 사내에 잠겨 있었다.

시점이 절묘하다. Mojo 1.0은 불과 일주일 전인 8월 11일에 나왔고, 그 버전의 핵심 세일즈 포인트는 소스코드 수준의 안정성 약속이었다. 문법과 타입 시스템이 확정됐고, 무효화된 참조에는 진단 기능이 붙었다. 일주일 뒤 컴파일러가 오픈소스로 풀리면서 '이 언어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진 셈이다.

약속은 지켜졌지만, 지킨 사람은 바뀌었다

Mojo가 2023년 5월 처음 공개됐을 때, 크리스 래트너(Chris Lattner)가 제시한 로드맵에는 이미 오픈소스화가 들어 있었다. 다만 마감 시한은 없었다. 방향성도 중간에 한 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파이썬의 상위집합(superset)으로 자리매김해 기존 코드와의 호환성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2025년 8월, 공식 입장이 달라졌다. Mojo가 완전한 파이썬 상위집합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도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포지셔닝은 '더 빠른 파이썬'에서 'GPU 전용으로 설계된 시스템 언어'로 옮겨갔고, 마이그레이션 방식도 문법 호환이 아니라 AI 보조 재작성으로 바뀌었다.

오픈소스화를 끝까지 완수한 것은 인수자 쪽이었다. 퀄컴은 6월 21일 모듈러와 최종 계약을 맺고 7월 29일 인수를 마무리했다. 대가는 퀄컴 보통주 최대 1920만 주였으며, 그 외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 래트너는 퀄컴 테크놀로지스의 AI 소프트웨어·플랫폼 담당 수석 부사장을 맡았고, Mojo·MAX·Modular Cloud 세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됐다. 오픈소스화를 알리는 블로그 글은 modular.com에 올라왔지만, 결정을 내린 곳은 샌디에이고였다.

퀄컴의 오픈소스 행보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엇갈려 왔다. 리눅스 커널 내 스냅드래곤 드라이버 지원은 오랫동안 커뮤니티의 불만을 사왔다. 인수 완료 한 달도 안 돼 컴파일러를 전면 공개한 것은 대다수 예상보다 빠른 속도다.

코드는 열렸지만, 개발 프로세스는 아직

놓치기 쉬운 대목이 하나 있다. 코드는 읽고 수정하고 재배포할 수 있게 됐지만, 외부 패치는 아직 들어갈 수 없다. 모듈러는 발표문에서 컴파일러와 툴 관련 기여를 받을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명시했고, 목표 시점은 올해 안이라고 밝혔다. 즉 이번 단계는 소스 어베일러블(source available)에서 오픈소스로의 라이선스 전환일 뿐, 커뮤니티 협업은 아직 후반전으로 남아 있다.

라이선스 선택 자체가 메시지를 담고 있다. Apache 2.0에 LLVM 예외를 더한 조합은 LLVM 프로젝트 스스로가 쓰는 것과 같은 구성으로, 컴파일된 바이너리가 런타임 라이브러리의 라이선스에 얽매이지 않는 효과를 낸다. 상업용 폐쇄형 소스 제품도 그대로 배포할 수 있다는 뜻이다. AI 인프라를 겨냥한 언어에는 오픈소스 여부라는 간판보다 이 조항이 더 실질적이다. 반도체 업체와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사 툴체인에 이를 끼워 넣을지 여부는 결국 이 지점에서 갈린다.

래트너의 이전 작품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스위프트(Swift)는 2014년에 나왔고 2015년 12월에 오픈소스로 전환됐다. 그 간격은 1년 반 정도였고, 애플 역시 코드를 먼저 공개한 뒤 거버넌스를 열었다. 반면 러스트(Rust)는 처음부터 오픈된 저장소 안에서 성장한 경우다. Mojo는 지금 그 둘 사이 어딘가에 있다. 3년간 비공개를 유지하면서 문법을 확정할 자유를 얻었지만, 그 대가로 커뮤니티 규모는 좀처럼 커지지 못했다.

현재 돌아가는 환경

Mojo는 macOS와 리눅스를 지원하며, 윈도우 지원은 아직 개발 중이다. 타깃 하드웨어는 CPU, GPU, 각종 AI 가속기를 아우른다. 언어 설계에는 러스트의 메모리 모델 영향이 뚜렷이 보이는 한편, 파이썬과의 양방향 상호운용성도 유지된다. Mojo에서 파이썬을 호출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이런 포지셔닝은 퀄컴의 사업 구도와 잘 맞아떨어진다. 데이터센터와 엣지 디바이스의 연산 자원은 갈수록 이기종화되고 있고, 가속기 업체마다 각자 소프트웨어 스택을 유지하느라 중복 작업이 두드러진다. 인수 완료 시점에 래트너는 공개적으로, 이번 합병이 모든 벤더의 하드웨어에 통합된 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모듈러의 목표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이 드래곤플라이(Dragonfly) 같은 제품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을 파고들려는 상황에서, 정확히 부족했던 것이 바로 이런 중간 계층이었다. 칩을 바꿀 때마다 코드를 다시 짤 필요가 없게 해주는 층 말이다.

더 어려운 시험대는 컴파일러 기여가 열린 뒤에 온다. 언어의 생사를 가르는 것은 깃허브 스타 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드파티 라이브러리를 기꺼이 유지보수해 주느냐다. Mojo의 표준 라이브러리는 2년간 열려 있었지만 커뮤니티 기여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컴파일러는 그보다 문턱이 더 높은 영역이다. 연말이라는 마감 시점까지 얼마나 많은 외부 메인테이너가 모이는지가, 이번 라이선스 발표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다.

참고 출처: 모듈러 공식 블로그, 퀄컴 투자자 발표, CocoLoop, 포로닉스(Phoronix). 라이선스 조합, 대가 1920만 주라는 수치, 인수 완료 시점을 검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