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스마트폰 에이전트에 마누스 탑재

오포(OPPO)는 10월 13일 선전에서 AI 에이전트 플랫폼 Manus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Manus의 에이전트 기능을 자사 어시스턴트 AI Mind Pilot에 연동해 새로운 '에이전트 모드'로 내놓는다는 내용이다. 첫 적용 기종은 곧 출시될 Find X10 시리즈이며 운영체제는 ColorOS 17이다. 출시 시기, 지원 시장, 사용자에게 추가 요금이 붙는지 여부는 발표 행사에서 공개하겠다고 오포는 밝혔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AI Mind Pilot의 에이전트 모드는 먼저 사용자가 원하는 최종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여러 단계로 쪼갠 뒤 정보를 찾고 도구를 고르고, 마지막으로 바로 쓸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휴대폰에 저장된 파일과 사진도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공식 발표가 든 두 가지 사례

첫 번째는 여행 계획이다. 항공권, 호텔, 식당 예약, 관광지 입장권은 흔히 여러 앱에 흩어져 있는데, 에이전트가 이를 한데 모은 뒤 온라인 정보를 더해 일자별 일정을 짜 준다. 두 번째는 창작과 업무로, 여행 사진을 찾아 정리하거나 기기 안의 파일과 웹 자료를 엮어 프레젠테이션, 기획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준다.

오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 사장 Kai Tang은 발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Agentic AI marks an important shift from answering questions to helping users get things done."

(에이전트형 AI는 휴대폰이 질문에 답하는 데서 사용자가 일을 끝내도록 돕는 쪽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Manus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인 장타오(Zhang Tao)의 발언은 휴대폰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 한가운데 있으며 매일 처리해야 하는 수많은 일을 떠안고 있다는 취지다.

데이터는 기기와 클라우드에서 어떻게 나뉘나

발표문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적은 대목이 개인정보 보호다. ColorOS 17은 온디바이스 모델로 정보를 로컬에서 이해하고 정리한다. 파일과 사진을 찾고 정리하고 이름을 바꾸는 등의 로컬 작업에서는 원본 콘텐츠가 휴대폰에 그대로 남으며 Manus와 공유되지 않는다. 외부 처리가 필요한 작업이면 AI Mind Pilot이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거나 공유하기 전에 사용자의 명시적 확인을 먼저 받는다.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실행할 수 있는 동작, 외부 처리 허용 여부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로컬에서 먼저 처리하고, 클라우드로 보낼 때는 묻는다'는 이 분담은 휴대폰 에이전트에서 가장 불안한 지점, 즉 앱을 넘나들며 동작하는 어시스턴트가 기본값으로 볼 수 있는 범위가 너무 넓다는 문제를 피해 간다. 다만 '명시적 확인'이 매번 뜨는 팝업인지, 한 번 허용하면 오래 유지되는 방식인지는 발표문에 나와 있지 않다.

중국 사용자에게 의미하는 바

Manus의 처지는 올해 들어 여러 번 바뀌었다. 지난해 말 Meta가 Manus 인수를 발표했고 금액은 약 20억 달러로 알려졌다. 4월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Manus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고 거래 철회를 요구하는 공고를 냈다. 7월에는 텐센트가 전 투자자인 Zhenfund 등과 함께 Meta로부터 지분을 되사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되사기가 결국 어떻게 마무리됐는지는 이번 협력 발표에 언급이 없다.

더 직접적인 문제는 제품 쪽이다. 지난해 공개 보도에 따르면 Manus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고 중국 본토 대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오포의 영어 보도자료와 Manus의 중국어 블로그 글은 동시에 나왔지만, 둘 다 중국 내수판과 해외판을 구분하지 않았다. 만약 중국 내수용 Find X10의 에이전트 모드가 중국 국내 협력사의 모델로 바뀐다면, 국내 사용자가 받는 것은 이름만 같고 속은 다른 기능이 된다. 이 부분은 현재 공개 자료로는 확인할 수 없다.

이 분야에서 중국 제조사들에는 이미 참고할 사례가 있다. 9월 중순 바이트댄스의 일반 소비자용 Doubao 휴대폰 어시스턴트가 Nubia NaviX Ultra에서 먼저 출시됐고, 서드파티 앱이 AI의 대리 조작을 거부한다고 선언할 수 있는 화면 자동화 선언 프로토콜도 함께 공개됐다. 오포는 이번에 비슷한 장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에이전트가 다른 회사 앱에서 항공권과 호텔 예약 내역을 가져올 때 상대 앱이 이를 허용하는지,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 오는지는 발표 행사의 답을 기다려야 한다.

참고 출처: OPPO 공식 보도자료, Manus 공식 블로그, CocoLoop,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고. Manus 인수 및 지분 재매입 경과는 공개 보도 내용을 기준으로 확인했으며, Doubao 휴대폰 어시스턴트 관련 정보는 바이트댄스 발표 자료를 따랐다.